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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내비게이션

박복희

전화

하루에도 몇 차례
자유로이 통화하고
문자로 즐거움을 나눈다

보통의 존재인 서로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아름답게 소통하며 사는 시대

하지만
세계를 달구는 뉴스와
인터넷이 허락되지 않아
삶의 가치관이 실종된 채

가족 형제들과의 소통이 막혀
그들의 목소리 점차 잊혀 가고
화합이 곪아 간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니?
무엇을 먹고 사니?
아프지는 않니?

일반적인 보통의 말조차
자유롭게 건넬 수 없는
우리는 소통의 피해자

아!
통일아.
어서 오렴.

내비게이션

첫눈 이미 내리고
새해가 온다는데

내 차 타고 내비 따라
가다가 가다가

내비 말이 끊기면
나는야 걷겠네

고운 하늘 길 따라
평양 가는 길 따라

필자 약력
박복희_프로필.jpg

탈북작가. 1961년 출생. 1980년 북한 사범대학 어문학부 졸업. 1981년 고등중학교 국어문학 교사. 2011년 대한민국 입국. 2011년 이후 각종 문예 작품 공모전 입상, 2015년 《월간 시사문단》 시 부문 신인상 수상, 시인으로 등단. 현 한국시사문단 작가협회 회원, 국제 펜클럽 망명북한작가 회원, 겨레말사전자문위원.
* 사진제공_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