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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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의 말

이형권

  올여름은 유난히 무더웠다. 지구가 이제 온난화를 넘어 열대화로 진입했다고 하여 사람들의 근심이 깊다. 지구 곳곳이 유례없는 폭염과 산불, 태풍과 물난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구 생태계는 급격히 악화 일로를 걷고 있음에 틀림이 없다. 영상으로 보았던 하와이 산불의 참혹한 흔적이 망막에 터진 실핏줄처럼 눈에 아프다. 문학의 의미와 역할을 다시금 되새겨 본다. 상처받은 영혼을 위한 성찰과 비판, 혹은 전망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너머》 4호의 기획특집은 지난 7월 14일 한국문학번역원 주최로 LA 한국문화원에서 있었던 한글 문예지 포럼에서 발표한 발제문들을 수록했다. 미주 문학의 발전과 한글 문예지의 역할에 관한 이형권의 글, 디아스포라 문학의 더 큰 의미에 관한 조해진의 글, 전 세계 한인 문학의 창조적 소통을 강조한 홍용희의 글이 독자들을 찾아간다. 또한 미주의 수필 문학을 조감한 권성훈의 글도 수록했다. 한인 문학의 깊은 성찰에서 거시적 조망까지 다양한 생각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너머의 새 글〉에는 국외 작가로 강알렉산드르, 김중명, 지동식 등의 소설과 김준태, 오연희, 이병군, 정경애 등의 시, 공순해, 김지윤, 정은희, 최봄이 등의 에세이가 실린다. 국내 작가로는 손병현의 소설, 정철훈의 시, 탈북 시인 위영금의 시 등이 실린다. 이들 가운데 이병군, 공순해, 정은희 등의 작품은 투고작 가운데 엄선된 것이다. 앞으로도 투고작 가운데 우수한 작품을 선별하여 적극적으로 수록할 것이다.

  〈디아스포라 깊이읽기〉, 〈디아스포라 현장〉, 〈리뷰 K-문화〉, 〈사진이야기〉, 〈경계를 넘는 작가들〉 등에서는 디아스포라 문학의 역사와 현장, 문화로 확장하는 문학, 돌올한 한인 작가들의 생애 등과 관련된 글들이 소개된다. 《너머》 4호는 한인 문학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전 세계인과 함께 소통하는 플랫폼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자 한다.

  이번 호에는 《너머》의 새 식구들이 소개된다. 제1회 《너머》 신인문학상 수상자로 소설 부문에 「흐르는, 제로」의 이수정(미국), 시 부문에 「오클랜드 솔라리스」 외 4편의 정철용(뉴질랜드), 수필·논픽션 부문에는 「는개 비」의 김재동(미국)이 각각 선정되었다. 《너머》는 이들의 문학적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면서 앞으로의 문학 활동을 기대해 본다. 내년에 있을 제2회 신인문학상에도 세계 각지의 많은 한인 작가 지망생들이 투고하기를 바란다. 《너머》는 언제나 지금, 여기의 ‘너머’를 꿈꾸는 사람을 환대할 것이다.



  2023년 9월 1일
편집위원 일동(이형권 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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