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
5호
상파울루 한국 이민 - 제1부 2023년 이민 60주년을 맞은 브라질 한인들
김한나
2023년 올해로 한국과 브라질이 수교한 지 64년이 되었다. 16세기부터 브라질로 들어온 유럽, 아프리카, 일본 이민자에 비해 짧은 이민사를 선보이는 한국 이민은, 최초 이민자 103명이 1962년 부산항을 떠나 1963년 2월 산투스항에 도착하면서 시작되었다. 한국 정부 국가통계포털(KOSIS)1) 의 2021년 통계로는 현재 브라질, 특히 상파울루 시에 약 3만 7천 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 외에 약 120개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으며, 한국은 2022년에 브라질의 4대 아시아 교역국이었다. 브라질 한인 사회는 이민 60주년이 되는 올해 여러 행사를 진행했다.
브라질 한인회가 주최한 제16회 한국 문화의 날 사진전.(출처: (왼쪽) @festivaldaculturacoreana 2) , (오른쪽) 필자 제공)
1984년에 시작된 우리 가족의 이민사도 여러 교포와 마찬가지로 먼저 이민 온 친척의 초대로 이루어졌다. 브라질에 도착해 삶의 터전을 꾸린 후에는, 멀리 있으면 그리움이 사무치니 가까이 두고 싶은 사람을 불러오는 게 일종의 수순이다. 그렇게 한 가족, 한 가족 부르다 보면, 한국에 남은 친척보다 브라질로 와서 같이 지내는 친척이 많아지기 마련이다. 최근 몇 년 동안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한국으로 역이민을 가는 사람이 늘어나긴 해도, 브라질 한인 사회는 충분히 정착했다고 볼 수 있다.
봉헤찌로 입구에 위치한 ‘우리’ 상징물(Monumento Uri).
이민사 60년 동안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고 이를 자녀에게 전하기 위해 브라질 한인 이민자는 꾸준히 노력해 왔다. 또한 브라질 사회에 참여하려고 열심히 경제 활동을 하며 살아왔다. 여러 협회와 단체를 만들어 서로 도우며, 자녀를 우수한 인력으로 키우는 데 전념했고 이 결과로 브라질에서 ‘한국인은 성실하다’라는 이미지를 심었다.
봉헤찌로 한인 상가 후아 조세 빠울리노(r. José Paulino).
올해는 이민 60주년 기념으로 여러 행사가 진행되어서, 교포와 브라질인이 함께 브라질이라는 나라 안에서 한국인이 살아온 길을 다시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고 있다. 나는 현재 19년째 몸담은 ESPM 대학교에서 ‘아시아 연구와 비즈니스 센터(Núcleo de Estudos e Negócios Asiáticos, NENA)’의 담당으로 활동 중이다. ESPM에서는 브라질 한인 이민 60주년 기념 다큐멘터리 3) 〈브라질 이민일기(Diário da Imigração)〉를 상영하여 여러 학생과 다큐멘터리 제작자가 서로 만나는 작은 행사를 치렀다.
ESPM에서 진행된 〈브라질 이민일기〉 상영회와 토론.
〈브라질 이민일기〉 상영회 포스터.
〈브라질 이민일기〉를 통해 브라질 이민 선구자가 겪은 과정을 더욱 깊게 알게 되면서, 먼저 이곳에 와서 정착한 분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과 존경심이 커졌다. 그들이 이루어 놓은 길을 통해 성장했고, 브라질 사회에 진출해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 1.5세와 후손은 한국인으로서 또한 브라질 교포인 것에 자부심을 품고, 당당하게 하루하루 새로운 도전을 이겨 내며 미래를 만들어 가야 한다.
1) KOSIS(n.d.), 「재외동포」, https://kosis.kr/statHtml/statHtml.do?orgId=101&tblId=DT_2KAA215.
2) FCC(@festivaldaculturacoreana)(2023), Instagram, August 22, 2023, https://www.instagram.com/festivalculturacoreana/.
3) 주상파울루총영사관(2023), 「브라질 한인 이민 60주년 기념 다큐멘터리 ‘브라질 이민일기(Diário da Imigração)’」, https://www.youtube.com/watch?v=KoSFd-77S_8.
브라질 상파울루 ESPM 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아시아 연구와 비즈니스 센터’(NENA - Núcleo de Estudos e Negócios Asiáticos) 담당을 맡고 있다. 제뚤리오 바르가스(FGV-EAESP) 대학교 경영학과 학사 과정을 마친 뒤, 동 대학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박사를 졸업했다. 2000년부터 2013년 삼성전자 브라질법인에서 인사조직 매니저로 근무를 했었고, 현재는 교직에 있으며 경영 컨설턴트와 번역사로 활동 중이다.